▲ 좋은 스윙이란 좋은 스윙을 찾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멋진 인생을 위한 알고리즘도 사람마다 다르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우리가 골프를 치면서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행운’이다. 그 행운 중에는 홀인원, 앨버트로스, 이글, 사이클버디 등등이 있다. 인간이 컴퓨터가 아닌 다음에야 108㎜ 홀 속에 단 한 번에 넣는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우린 그 행운을 기리고 3년간 재수가 좋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행운을 믿는다는 것,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만큼 살면서 행복한 일은 없다. 그래서 골프는 연출되지 않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고 하기도 하고, 기적이 나타났다고도 한다.
지난해 이맘때 경북 예천의 한 골프장 1번 홀을 마치고 난 뒤의 일이다. 2번 홀로 향하는데 이곳 골프장 오너가 풀숲에서 한참을 무언가 찾다가 불쑥 토끼풀잎을 건넸다. 네잎클로버였고 그는 “우리 골프장엔 네잎클로버가 참 많다”며 밝게 웃었다. 1번 홀 그린 우측 법면에 토끼풀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만약 저 토끼풀이 페어웨이나 그린에서 자랐다면 여지없이 뽑혀 죽었을 것이다. 자리를 참 잘 잡은 토끼풀은 행운이었다. 또 네잎클로버가 내게 전달된 것 역시 또 다른 행운이었다. 네잎클로버를 지갑에 소중하게 넣었다. 18홀 내내 무엇인가 벅차올랐고 마치 가슴 안에 별이 빛나는 느낌이었다.
아일랜드 전설에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로마 시대의 줄리어스 시저도 같은 생각을 했다. 네잎클로버 생김새가 십자가 형태여서 그 믿음이 강했는지 모른다. 나폴레옹 역시 전쟁터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고개를 숙였다가 날아오는 총알을 피했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행운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네잎클로버를 찾을 확률은 1만 분의 1이라고 한다. 골프에서 홀인원 확률이 1만2000분의 1이니 그 행운의 확률은 많이 닮았다. 골프를 치다가 아주 짧은 시간에 ‘네잎클로버’를 발견한 것은 짜릿한 전율 그 자체다. 네 잎의 토끼풀이 당장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미래를 꿈꾸게 하고 기대감을 준다. 홀인원으로 당장 행운이 몰려오는 것이 아니지만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준다. 최근 친한 지인이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중에 홀인원을 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기적과 행운이었다. 완치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있다.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건물이 무법천지로 변한다.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들이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이론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가 골프장에서 소소하게 발견하는 네잎클로버를 통해 희망과 행운을 본다면 더 행복한 미래가 기다린다. 반대로 네잎클로버를 골프장 잔디가 아닌 샷을 방해하는 풀로만 본다면 그 미래는 어떨지 깨진 유리창 법칙이 말해준다. 행운은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Interview ㅣ 관련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전민이 살던 곳에 지은 골프장 (0) | 2019.08.27 |
---|---|
골프장 발레파킹에 유감 (0) | 2019.08.27 |
골프도 ‘쉼표’가 필요… 비움으로 채움의 기쁨을 (0) | 2019.08.27 |
“다시 한번 꼭 골프쳐요”… 진심을 담아 인사하세요 (0) | 2019.08.27 |
골프장 70%가 외래어 이름 (0) | 2019.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