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속으로 신은 인류에게 골프에 대한 열정을 선물했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골프를 잘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좋은 골프용품도 중요하고, 좋은 스윙도 필요하며, 좋은 멘털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골프의 가장 기본인 그립이다.
최경주는 “아마추어 골퍼로서는 그립만 잘되면 골프의 9할이 완성된 셈”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기초 지식이지만 그걸 간과하고 플레이할 때가 많다. 오히려 어깨가 벌어졌다거나, 헤드업을 한다는 점 등을 개선하려고 노력할 때가 많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렵다. 오히려 스윙과 멘털이 좀 안 좋다고 해도 기초를 잘 갖추면 빠르게 슬럼프를 탈출하거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벤 호건(미국) 역시 그립은 스윙의 70%를 차지한다고 정의했다. 데이비드 레드베터(미국)도 아마추어 골퍼의 골프는 대부분 그립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클럽과 볼을 연결해주는 건 손이다. 대부분 왼손엔 장갑을 낀다. 장갑의 메커니즘도 중요하다. 장갑이 지나치게 크거나 작으면 좋은 그립이 나올 수 없다. 너무 오래 사용한 장갑 역시 스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기적으로 장갑을 갈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립은 작은 변화에도 스윙과 구질이 크게 변화한다.
최경주는 그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과 클럽에 틈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왼손으로 그립을 한 후 어린아이가 막대를 자연스럽게 잡듯이 의식하지 말고 편하게 쥐라고 조언했다. 이후 오른손을 왼손에 가져가는데 이때 샤프트와 손 사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지, 약지가 손바닥과 만나는 세 번째 마디 아래 깊은 부분에 샤프트가 오게 하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는 간격을 좁혀 V자를 이루도록 하는 게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
벤 호건 역시 왼손으로 자연스럽게 그립을 한 후 오른손을 펴 손바닥을 목표 쪽으로 향하게 하고, 네 손가락의 첫 번째 마디를 샤프트가 가로지를 수 있도록 댄다. 중지와 약지로 샤프트를 쥔다. 새끼손가락은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고정하고 오른손바닥의 오목한 부분에 왼손 엄지손가락이 딱 들어맞는 느낌으로 싸잡는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는 완전히 밀착시켜 불필요한 힘을 못 쓰도록, 그립을 누르듯이 잡아야 한다.
대개 골퍼들은 골프를 플레이하는 것은 알지만, 골프의 가장 기초적인 것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한 번 그립을 처음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칫 나의 골프가 사상누각이 되어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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